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(나이 64세)와 최미나(본명 최종숙·65) 윌러스 대표가 처음 만난 것은 1975년 어느 날이었답니다.

연세대 2학년이던 허 씨는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떠오르던 중이었고, 최 씨는 국내 첫 ‘여성 MC’로 활약하던 때였습니다. 최 씨가 임성훈 MC(69)와 함께 진행하던 ‘가요올림픽’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허 씨가 게스트로 초대됐답니다. 형식적인 인사만 나눴던 두 사람은 3년 뒤 방송사 스포츠 기자였던 최동철 씨(76)가 집으로 초대해 만남을 주선한 덕분에 다시 만났답니다.

나름 ‘약속’이라고 생각한 허 씨는 며칠 후 전화를 했는데 통화는 되지 않았습니다. 몇 차례 더 전화를 했지만 마찬가지였답니다. 며칠 뒤 최 씨가 일하는 방송국 근처 커피숍에서 둘은 만났답니다. ‘수틀리면 망신이나 주고 와야지’라는 생각으로 나갔던 허 씨는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, 웃으며 얘기를 건네는 최 씨에게 매력을 느꼈고 교제를 시작했답니다.

대학을 졸업하고 실업팀에서 잠시 활약했던 허 씨는 첫 월급이 10만5000원이었다고 기억했습니다.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최 씨의 월수입은 300만 원에 달하던 때였습니다. 프로축구도 출범하기 전이었고, 최 씨는 결혼하면 방송 활동을 그만둘 계획이었답니다.

아내가 믿었던 대로 허 씨는 불세출의 축구 스타가 됐답니다.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마친 남편은 1980년 7월 결혼식을 올린 뒤 닷새 후 네덜란드로 떠났고, 얼마 있다 아내도 합류했답니다.

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차범근(66)에 이어 한국 선수 두 번째로 유럽 무대를 밟은 허정무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습니다. 3년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프로축구 울산에서 3년을 더 뛴 뒤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,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도 지금까지 유일무이한 ‘해외 월드컵 16강 진출’(2010년 남아공 월드컵)을 이끌었습니다.

블로그 이미지

무궁무진하

,